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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않는다. 특별하게 반복되는 작업도 아니고 굉장한 힘을 필요로 하는 협업도 아니다. 지금 내 옆에 앉은 동생이 하는 일은 카달로그를 만들기 위해 제품들을 점검하고 솎아내는 일이다. 컴퓨터를 만지작 거리고 때때로 시덥잖은 농담을 하며 가끔 큰 목소리로 통화를 하고 그리고 양다리를 좌우로 덜덜 떨어댄다. 그리고 언젠가 부터는 혼자 흥얼 거리며 노래를 한다. 바로 내 옆에 앉았기에 나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주로 부르는 노래는 귀에도 쏙쏙 들어오는 SG 워너비나 버즈류의 노래다. 그러니 더 미칠 노릇이다.
한마디로 돌겠다. 한때는 현장에서 가끔 볼때는 꽤나 친한 척이나 하는 사이였다. 간혹 돈을 빌려주고 빌리고도 하고 비슷한 처지이기에 꼴같잖은 상사욕을 하며 나름 그를 잘 알고 있다 생각했다. 완전히 다르다. 다른 사람이다. 어느 순간 이 녀석의 뒤통수를 제대로 갈겨 주는 상상을 한다. 다른 사람들은 이 녀석의 시덥잖은 농담과 흥얼거리는 노래에도 다 적응한것일까. 나만 예민한 것일까. 결국 문제는 내가 예민한 녀석이라는 거다. 도무지 참을 수 없을 정도라는 거다. 그러니까... 다시말하면 이건 나의 심성의 문제란 말인가. 흠. 대답하지 못해 주저주저했다. 그래서 돈은 얼마냐 모았냐는 천진한 질문덕에 그 좋아하던 쑥국에서 텁텁한 풀 비린내만 도드라졌다. 악착같이 살았으면 했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되든 안되든 부딪혀야 했으며 되도록 많이 깨지고 다시금 새살이 돋아야 했다. 지금은 어딘지 웃자란 굳은살만 물렁하게 자리잡았다. 후회따위는 없다. 다만 아쉬운것은 스스로가 박탈한 많은 기회들, 그 무례한 시간들.
오랜만의 친구 전화. 드럼을 포기하고 이래저래 무얼할까 고민하던 친구는 그렇게 울산으로 떠났다. 나름 대기업, 중공업공장으로. 새벽6시경 일어나 7시20분까지 출근하고 3개월의 수습기간동안 하청으로 빠지지 않기위해, 원청으로 가기위해 2시간의 연장근무에도 찍소리 못하고 일하고 있다. 이번 연말은 '용접용어사전'과 함께 보내야 한다고. 그렇게 소주를 물처럼 들이키던 0.1톤의 거구, 내친구. 그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드럼은 그 녀석 표현을 빌어 '먹고 살만큼 돈을 번 후에'나 들어볼 수 있을것 같다. 그래, 나도 잘 지낸다. 이노무 사람처럼 숨쉬는 기계들 사이에서 빼액빼액 비명을 질러대는 기계들 속에서. 건강해라.
제길. '용접용어사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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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Calend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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